사진 보정(나쁘게 말해 뽀샵질)이 그렇게 욕먹을 짓인가? 보정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자연스러운(또는 자연 그대로의) 색상이 더 좋다" 라는 논리를 가진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무보정 리사이즈" 사진은 자연스럽지도 않고, 자연 그대로의 색상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람의 눈과 카메라의 센서(필름)가 인식하는 빛은 분명 다르다.
가장 교과서적인 예를 들자. 노을을 배경으로 모델을 찍을 때, 작가의 눈에 보이는 색상은 또렷하게 보이는 모델의 얼굴과 붉게 타는 노을인 반면, 플래시를 터뜨리지 않는 이상 실제로 찍히는 부분은 검은색 실루엣의 모델 또는 하얀색으로 날아가버린 하늘이다. 다시말해 둘중의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고도의 측광 능력을 가진 전문가들이 평균 색으로 살리는 경우는 제외한다. 물론 이 경우도 완벽하지 않다 ). 이점은 카메라가 인식하는 빛의 양은 어느 기준으로 고정(측광)시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즉, 측광에 따라 찍히게 되는 색상이 달라진다.
빛 온도 설정 따라서도 색상은 변한다. 대부분의 카메라는 빛 온도(화이트밸런스) 설정 기능을 가지고 있다. 측광(빛의 양)과는 별도로 빛의 색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즉, 맑은날, 흐린날, 실내 형광등 아래, 해질 무렵 등의 시간적/공간적 환경에 따라 빛의 색상이 다르므로 사진에 이를 반영하는 것이다. 문제는 빛 온도의 설정이 전적으로 사람의 손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자동 설정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겠지만, 기계가 하는 짓이 어디 완벽하다 볼수 있을까? 결국 잘못 설정된 빛온도는 비자연스러운 사진을 만들 뿐이다. 그러나, 사람의 눈은 선글라스를 끼지 않은 이상 빛온도를 설정할 필요가 없다.
사진의 보정은 사진 촬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점과 실수등을 보완할 수 있는 과정이고, 자연스러운 색상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방법이며, 또 다른 창조의 과정이다. 물론 실제 없는 색상으로 보정한 사진을 실제 색상이라 속인다면 그것은 사진을 떠나 윤리적으로 지탄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순수한 의도의 보정 자체는 욕먹을 짓이 아니고, 보정 자체를 하나의 기술 또는 작가적 표현으로 받아들야 할 것이다.
덧: 필카 시대에는 보정이 없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 시절도 마찬가지였다. 사진관에서 증명사진을 찍으면 유독 얼굴이 뽀얗게 나오는 것이 단순히 카메라가 좋아서 일까? 인화 과정에서도 얼마든지 보정이 가능하고, 실제 많이 이루어졌다. 덧붙여, 디지털 카메라는 찍는 순간 이미 보정을 한다. 픽처컨트롤이나 픽처스타일이니 하는 보정 기능들이 그것이다. 이것들을 사용하지 않는 표준 모드 자체도 이미 보정 프로세스를 거친 상태이다. 카메라의 역광 자동 보정기능이니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